칠십이 넘은 고령에도 매일 산에 오르며 막걸리를 팔아 번 돈으로 해마다 이웃돕기를 하는 할아버지가 있다. 김포 소재 문수산에서 수년째 등산객들에게 막걸리를 팔고 있는 임모 할아버지는 지난 2일 월곶면사무소를 방문해 손때 묻은 천원짜리가 가득 들어있는 두툼한 봉투 하나를 소년소녀가장에게 전해달라며 건넸다. 나이가 많아 주말에만 산에 오른다는 막걸리 할아버지는 “금액이 적어 올까말까 했는데 이웃돕기 하는 보람으로 일 년 동안 막걸리를 판거라 용기를 냈다”며, “아이들 혼자서 생활하는 소년소녀가장에게 전해달라”며 30여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꺼내 들었다. 할머니와 함께 면사무소를 방문한 임모 할아버지는 할머니 또한 할아버지의 뜻을 알고 산에 오를 때 마다 멸치며 순무며 안주거리를 마련해 주신다고 한다. 해마다 연말쯤이면 이웃돕기를 해오다 협심증 수술을 받고 몇 해는 산에 오르지 못해 쉬셨다고 한다. 다리가 아파 내년에는 산에 오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돌아가는 노부부의 뒷 모습에는 사랑을 베푸는 자의 행복함이 묻어 있었다. 이규종 월곶면장은 “언론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사연이라 널리 알리는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본인도 형편이 어려운 걸로 아는데 해마다 기탁해 주시니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앞으로 문수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은 시원한 막걸리를 마시며,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마음도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까. <저작권자 ⓒ 더김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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