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김포

김포소방서, 가족이란....... 울타리...그리움..

김포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엄정숙

더김포 | 기사입력 2011/08/17 [16:02]

김포소방서, 가족이란....... 울타리...그리움..

김포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엄정숙
더김포 | 입력 : 2011/08/17 [16:02]

 2011년 5월 7일 아침 8시경 구급출동벨이 울리고 다급히 현장으로 출동했다.

출동 중 상황요원으로부터 현장상황을 청취하고 신고자와 전화를 시도했다. 신고자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현장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장은 초등학교 길목에 있는 공원.....

많은 사람들이 아침이면 운동도 하고 산책도하는 장소였다.

공원 옆 몇 그루의 높지 않은 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나뭇가지에 노끈으로 목을 맨체 몸을 늘어뜨린 사람이 있었다.


멀리서 볼때도 나이가 지긋하신 노인이 힘없이 고개를 떨군채 노끈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

사고현장 주변을 살피던 중 호주머니에서 손바닥만한 메모지 한 장이 발견되었다. 노인이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지에 “사망시간 7시, 자식들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그날.....

하루만 지나면 왼쪽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자식들의 효도와 손주의 재롱을 지켜보며 기뻐해야할 순간에...... 노인은 왜 죽음을 택했을까?

노인은 삶을 포기한듯 다리를 조금만 들어 힘을 주면 살 수가 있었음에도 목을 들어 올려 노끈에 모든 걸 의지했다.

그리고, 발견되기 쉬운 장소인 초등학교 바로 옆 공원. 이제 곧 출근하는 선생들과 등교하는 학생들이 한눈에 보이기 쉬운 장소를 택했다.

자신의 사망시간을 적은 쪽지와 함께...........


어버지의 사망소식을 듣고 슬퍼할 자식들의 모습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 같다.


구급활동을 하면서 많은 수혜자들을 경험했지만 자신의 죽음을 통해 자식들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싸늘한 주검으로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일까..?

그렇게라도 자식들을 보고 싶었던게 아닐까...!!


구급활동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사건을 접하지만 오늘 같은 일은 정말로 다시는 겪지 말아야할 사건 중에 하나가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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