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경중 선후완급(大小輕重 先後緩急)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추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본질의 크고 작음을 분별하고, 일의 비중을 분별하고, 우선 할 일과 나중에 처리할 일을 분별하고, 천천히 할 일과 당장 처리할 일을 분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이란 순서가 있는 법이다.
특히나, 다수의 사람들과 관련된 중대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에는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별하고, 선후(先後)를 정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할 때가 많다.
미국의 제34대 대통령인 아이젠하워(Eisenhower)는 대통령이 되기 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최고의 사령관이었다.
그는 전쟁중 하루에도 수차례 발생되는 여러가지 변수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간관리매트릭스 툴(TOOL)을 만들었다.
일의 중요도와 긴급성 등에 따라 모든 일을 4분할로 나누어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이다.
후에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라는 이름으로 대중화된 이 이론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일의 우선순위를 먼저 해야 할 일, 계획해야 할 일, 위임할 일, 하지 않아도 될 일 등의 4단계로 나눠 중요하고 급한 일을 먼저 하고,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정은 복잡다단하다.
더군다나 정책 하나하나가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어 영향력과 파급력, 효과성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분석은 필수적이다.
한정적인 재원과 정책의 시급성, 중요성 등을 고려해 시민에게 꼭 필요한 일,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아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포골드라인은 ‘지옥철’, ‘골병라인“으로 불리며 출퇴근시간대 승객 과밀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잦은 안전사고 발생과 함께 열차 내 과밀현상으로 인해 일부 승객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며 쓰러진 일도 발생했다.
개통 이후 한 칸에 300명 이상의 승객들이 몰리는 상황에서 시는 지옥철에서 벗어날 대책으로 수륙양용버스를 대책으로 내놓은 적도 있다.
중요하지도, 긴급하지도 않은 설익은 정책을 내 논 것이다.
이는 곧 현실성없는 대책이란 비난 속에 결국 4일만에 없던 일로 됐다.
그리고 다시 김포시가 내 논 정책이 김포공항역 주변에 버스전용차로를 개설한 뒤 직행 전세버스 등을 운영하는 방안이었다.
김포시는 전세버스 70번 운행과 동시에 이를 독자적인 대중교통 브랜드로 개발해 나갈 것임을 밝히며, 시각적 통일감과 도시의 심미성을 위해 BI를 개발해 버스에 적용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과연 이 홍보가 그렇게도 시급하고 중요한 일인지 의문이다.
브랜딩 홍보는 천천히 해도 된다.
아니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니 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버스 브랜딩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시민들에게 필요하고 시급한 것은, 출퇴근 시 교통혼잡도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는 것이지, 70번 버스의 BI를 개발하고 홍보하는 게 아니다.
70번 버스가 과연 승객분산효과는 있는 것인지, 있다면 지속가능성은 있는 것인지, 버스전용차로 개설로 정체되는 구간에 대한 해결책은 있는지 등을 검토하는 게 우선일 것이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70번 버스운행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고민할 때이다.
우선 해야 할 일부터 할 때이다.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버스 브랜딩에 힘을 쏟기보다, 현재 추진중인 교통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더 나은 대안은 무엇인지 고민할 때이다. <저작권자 ⓒ 더김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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