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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유영근 김포시의원

겨울철 먹거리

더김포 | 기사입력 2010/12/20 [17:22]

기고...유영근 김포시의원

겨울철 먹거리
더김포 | 입력 : 2010/12/20 [17:22]
 

겨울철 먹거리


중년세대 누구나가 할 것 없이 풍족하지 못했던 시절 겨울철 먹거리에 얽힌 사연 한, 두 개씩 있게 마련이고 이에 식 도락가들은 옛 맛의 향토음식을 찾고자 팔도를 다니면서 맛 찾기에 여념이 없다.

이러한 추억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옹기 종기 모여 늘 함께 했던 당시 밥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풍족하지 못했던 그 시절의 음식들이 지겨웠지만 지금은 건강식품, 웰빙식품이다 각광을 받는 것을 볼 때 세월의 아니러니를 느낄 수 밖에 없다.

예전의 겨울철 먹거리는 가을추수가 끝난 다음이라 굶주림이 많지 않았지만 다음 추수까지 기다려야 하는 중압감 때문에 무조건 아껴야만 하였다.

 

                     여학교는 김장방학을


겨울철의 첫 중요한 행사는 입동을 전후하여 담그는 김장인데 김장의 종류도 다양하여 통김치, 짱아치, 깍두기, 동치미, 걷절이, 짠지등등 여러가지 담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하여 이웃과 김장 품앗이가 성행하였고 여학교에서는 일주일간 김장 방학을 하기도 하였다.

초 겨울철의 별미 중에 별미 역할은 김장 배추의 오글오글한 노란 속잎이 있는데 아삭 아삭 씹히는 소리는 가희 일품이었고 또한 고소하고 달쩍지근한 맛은 사계절 배추 가운데 가장 으뜸이었다.


이때 삶은 돼지고기 한점 또는 생굴이 들어간 양념을 배추쌈에 넣고 먹는 맛 역시 별미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이에 뒤질세라 겨울 시금치 역시 제 맛을 내기도 하였다.

추운 겨울철 개밥 그릇도 땅바닥에 얼어붙었고, 공동 우물가의 주변 바닥이 얼어 붙은 한겨울에도 시금치는 있기 마련이었다.

그 이유는 집 앞 텃밭에 제일 따뜻한 양지쪽을 택하여 짚과 비닐로 덮을 경우 시금치는 얼지 않고 겨울에도 파릇 파릇하게 살아 있었다.

               

             시금치는 겨울 시금치가 제 맛


겨울철 계속 먹던 여러가지 음식들은 질릴 수 밖에 없었다.

이때 다른 뭔가 없을까 두리번 거릴 즈음 짚단 밑에 숨을 쉬고 있던 싱싱한 시금치를 생각하게 되는데 겨울철 입 맛을 돋구기에 충분 하였다.

요즘의 모든 채소는 계절에 관계없이 재배되는 탓에 철마다 먹을 수 있지만 시금치 만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겨울철에 먹어야만 제 맛이 났다.


 겨울 시금치는 달쩍 지근하면서도 된장국과 궁합이 잘 맞기도 하였고 특히 연 분홍빛 뿌리까지 살짝 삶아 고추장으로 간을 하고 마늘과 참깨와 함께한 무침은 밥상 놓기가 무섭게 거덜 낼 정도로 별미 중에 별미였다.  어디 그뿐만 있겠는가!  한국인의 영원한 간식이라 하는 뻥튀기 역시 겨울 최고의 간식 역할을 하였다.


              겨울철 최고의 음식은 동태찌게


맛과 영양은 물론 소화도 잘되어 살찔 염려도 없었다.

특히 큰 자루에 담아 있는 뻥튀기를 먹고 싶을때 큰 그릇에 담아 퍼 먹었으니 그야말로 무공해 친환경 겨울철 최고의 간식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쌀을 튀겨 먹었지만 그 후는 옥수수, 보리, 수수, 콩, 누룽지등을 튀겨 먹기도 하였다.


 그리고 긴긴밤 입이 근질하여 고구마를 자주 삶아 먹었는데 이때 동치미 국물과 함께 하면 겨울밤 갈증을 해소시키는 훌륭한 청량 음료 역할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칠 때 동태찌게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단단한 무를 골라 숭덩숭덩 썰어 넣고 매운 고추가루를 풀어 동태탕을 끓여 먹으면 땀이 좌르르 나면서 코를 훌쩍 거리기도 하였다.

      

           겨울 동태는 늘 가득찬 알들이


코를 한번 풀고 다시 먹을 경우 추위로 움츠러 들었던 어깨가 좌악 펴지게 되는데 이때 반주 한잔 곁들이면 강 추위는 물론 세상 시름 다 날려 버리기도 하였다.

그리고 밥상에 동태찌게가 오르면 동태 눈을 먹으면 눈이 좋아 진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아무 맛도 없는 동태 눈알을 서로 먹겠다고 소란을 피웠던 일도 있었다.


특히 겨울철의 동태는 언제나 알이 가득 차 있어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동태 백마리다 이백마리다 하면서 자식들에게 동태 알을 얹어 주기도 하였지만 요즘은 중간 상인들의 얄팍한 상술과 농간으로 동태 알을 미리 빼내 별도 판매하여 옛 동태 찌게의 참 맛을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무와 함께 각종 양념을 한 동태 조림도 별미 역할을 하였지만 도루묵 조림 역시 이에 뒤지지 않았다.


           톡톡 터지는 오묘한 느낌과 훌륭한 맛이

 

말짱 도루묵이란 말 처럼 예전에는 흔한 생선이었지만 지금은 귀하기 귀한 몸으로 변신 하였다.

불과 5, 6십년 전만 하더라도 어획량이 많아 값 싼 생선이어서 넓적한 무를 썰어 냄비에 깔고 간장, 고춧가루, 마늘등 각종 양념을 얹어 조림 할 경우 톡톡 터져 나오는 오묘한 느낌과 함께 훌륭한 맛을 내기도 하였다.


겨울 음식에 있어 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국민의 반찬 콩나물이 있었다.  새까맣게 탄 아랫목 쪽으로 다리를 서로 포개어 뻗고 자던 추운시절 코끝까지 이불을 올려 잠자던 그 때에는 방 위쪽엔 늘 까만 보자기의 콩나물 시루가 있었다.

아침 저녁 물 한번씩 주면 썩지도 않고 잘도 자랐던 콩나물 중년 세대 기억 할 것이다.

           

          국민의 반찬 콩나물은 든든한 먹거리


이렇게 키운 콩나물은 무침 또는 국으로 끓여져 밥상에 자주 올라와 오밀 조밀하게 둘러 앉은 대가족의 든든한 먹거리 역할을 하였고 또한 콩나물밥을 해서 양념장에 비벼 먹으면 겨울철 입 맛 돋구기엔 최고이었다. 

그리고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푹 익은 김치와 함께 끓이는 콩나물국은 개운한 맛 때문에 겨울철의 대표적인 국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그 당시 부모님들은 콩나물을 많이 먹으면 키가 큰다고 했는데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했던 시절 영양 만점의 콩나물을 권유하는 것은 자식들을 건강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요즘의 주부들도 특별한 찬 거리가 없을 경우 고민 고민하다가 가장 먼저 떠오는 것이 바로 콩나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콩나물의 시원한 맛 때문에 해물탕, 찜, 해장국, 지께등등 각종 음식 재료로 삼을 경우 그 맛이 배가 되어 국민의 음식이라 하고 있다.

이렇게 시원하고 개운한 맛을 내주는 콩나물처럼 답답한 세상살이에 있어 속을 확 풀어주는 일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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