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김포

기고...방호구조과 소방사 조현주

구급대원 폭행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할 때

더김포 | 기사입력 2010/12/14 [11:20]

기고...방호구조과 소방사 조현주

구급대원 폭행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할 때
더김포 | 입력 : 2010/12/14 [11:20]
  

119구급대원들에 대한 폭행 및 출동 구급차량 파손 등 구급대원과

관련된 사고가 매스컴을 통해 방영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같은 사고의 원인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과음이나

사회적 불만에서 비롯됐다고 하니 성숙한 시민의식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밤이든 낮이든 추운 날이나 더운 날이나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달리는 119구급차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삶의 촌각을 다투는 환자와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혼신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구급대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연상함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환자의 대부분은 응급환자들 보다는 만성환자들과

비응급 환자가 일일 출동건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송거부 사유가 분명함에도 억지를 쓰는 환자들에게 밤새 시달려

파김치가 된 구급대원들의 한 숨이 가득하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직업에 신명을 바치리라 작정을

하고 들어선 119 구급대원의 길이 만성 환자와 비 응급환자의

뒷바라지가 전부라는 허탈감에 구급차 타기를 기피하고 전직을

고려하는 소방구급대원들이 늘고 있다는 것에 심히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술에 취한 환자의 폭언과 폭행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심지어 운전요원과 여자구급대원만 탑승하는 구급차는 성희롱과

성추행의 사각지대로 자리매김한 지도 오래다.

10여년을 구급대원으로 최상의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근무해온 어느 여성 구급대원은 24시간을 단 2명이 익일

근무자가 출근할 때까지 교대근무 없이 혹사 당하면서도, 간염·결핵·

에이즈·신종플루 등 각종 질병의 위협은 이겨낼 수 있으나 시민

들과 환자에게 위협을 느껴 일하기가 두렵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성숙된 국민의식 및 제도적인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구조대 및 구급대 편성 운영 등에 관한 규칙 '구급요청의 거절'에

따르면 제도적으로 비응급환자의 이송을 거부할 수 있고 병원이송

중 폭행·성추행 등 이송거부 사유는 분명히 있지만 소방구급대원들이

쉽게 절차를 따르지 않는 이유는 어쨌든 구급차에 탄 우리의 환자

들이 분명한 약자임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소방구급대원들에게 아량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닐까 

국민 대부분이 1가구 1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만성환자나

비응급 환자는 구분돼야 하고 비응급 환자 이송 요청이 응급상황에

처해 있는 소중한 한 생명을 지킬 수 없게 됨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구급대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폭행이나 성추행은 있어서는

안된다. 또 귀중한 국민의 세금으로 구입한 소방 차량 등 구급장비

를 파손해서도 안된다.

지치고 힘든 소방 구급대원들에게 이제 국민 여러분들께서 아낌

없는 격려와 성숙한 국민의식을 보여 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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