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악화로 부도 위험이 높은 건설·조선·해운 회사 20곳과 다른 대기업 45곳에 대한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됐다. 금융회사에서 500억 원 이상의 커다란 빚을 지고 있는 대기업 1985개사 중 모두 65개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퇴출·법정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모두 16개사가 포함됐고, 이 중 5개사는 시공능력 50위권 이내에 속해있는 중견 업체이다. 조선업계에서는 1곳이 워크아웃, 2곳이 퇴출·법정관리 대상이며, 해운회사 1곳도 워크아웃을 추진하게 됐다. 신용위험 평가결과에 따라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금융지원이 중단됨으로써 사실상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총 2조8000억 원을 들여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부실 채권 3조8000억 원어치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으로 꼽히던 저축은행 부실문제를 풀기 위해 또다시 국민 세금이나 다름없는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끊임없이 나돌던 건설업계와 저축은행 업계를 둘러싼 대형 폭발의 불안감은 어느 정도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으로 우리 경제의 원초적인 어려움이 모두 제거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채권은행들은 작년에 건설·조선·해운 업종에서 70여 개 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한바 있으며 이번에 또다시 부실업체를 도려내야 했다. 은행의 평가 잣대가 너무나도 안일 했을 뿐 아니라,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자구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잠시 위기만 넘기면 모든 것이 해결 될 것이라는 오판으로, 제대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으며, 또한 앞으로도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저축은행 역시 자산관리공사가 지난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저축은행의 PF 부실채권 1조7000억 원어치를 사줬지만 저축은행의 부실은 더 커졌다. 매년 정례적이다시피 부실 저축은행을 구제하다 보면 시장의 불신만 키우고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 감시와 감독 체계를 마련해 두 번 다시 이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더김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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