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정 같은 명절은 보다보다 처음 봅니다” 재래시장 근처에서 15년째 할인매장을 하며 평상시 기자와는 인간적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는 한 사장님의 한숨 섞인 푸념이다. 여느 해 명절 전 같으면 대목 준비로 전화 통화하기도 어렵던 사장님이 웬일로 일요일 저녁을 같이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라 반가운 마음과 바쁜 시기에 온 연락에 대한 궁금증으로 약속장소로 갔다. 한참 바쁜 시기에 무슨 일이냐는 질문에 바쁘기는커녕 명절 전 인데도 별로 할 일이 없어 연락했다며 오히려 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실 할인매장을 하는 사장님은 재래시장 근처에서 대형 할인매트를 3곳이나 운영하는 분이라 한참 바쁠 때에는 명절에는 고사하고 평일 때에도 자주 보기가 힘들었던 분이었다. 그리고 사장님을 알고지낸 시간이 꽤 오랜 시간이었지만 사장님 입에서 어렵다거나 힘들다는 말을 듣기는 이번이 처음 이었다. 지금의 어려운 경제여건은 오랜 시간 어려움 없이 지낸 사장님도 피해갈 수는 없는 모양이다. 더구나 이토록 어려운 상황에 기업형 슈퍼마켓(OSM)을 둘러싼 갈등마저 겹쳐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업형 슈퍼마켓을 둘러싸고 지역 상인들이 단체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이 거세어지자 이를 의식한 대형 유통업체가 지역 상인들의 반발을 감퇴시키기 위해 일반 상인에게 SSM 점포를 분양하는 ‘프랜차이즈 SSM’ 아이디어를 냈지만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역 소상인이나 시민단체 등은 프랜차이즈화가 대기업의 우회 확장 전략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주민 중에는 SSM의 입점을 반기는 이가 많은 것 또한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는 사이 SSM과 일반 소비자, 소상인 간의 골은 더 깊어졌다. 홈플러스는 현재 10여 곳에서 프랜차이즈 매장 개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 졌으며 GS수퍼도 3월 이후 프랜차이즈 점주를 모집한다는 목표 아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는 일부 직영점에서 가맹사업의 수익성 등을 테스트 중이라는 것이다. 롯데슈퍼도 가맹점 사업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공정거래위에 제출할 정보공개서를 준비 중이란다. 또한 대형 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도 SSM 확장에 소극적인 입장을 바꿔 SSM 숫자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래저래 지역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가중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재에 나서야 할 정부 입장은 어정쩡하다. 법 규정만 놓고 보면 가맹점은 사업조정신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러한 소극적인 태도로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제 회복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바이다. <저작권자 ⓒ 더김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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