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다보면 본 받아야 할 훌륭한 인물과 본 받지 말아야 할 나쁜 사람이 있습니다. 허우대가 멀쩡하고, 재산도 많고, 말도 번지르르 하게 잘 한다고 본 받을 사람이 아닙니다. 쓰레기를 줍고 쪽방에서 살며, 차림새가 초라하다고 무시해서는 안 될 사람도 얼마든지 많습니다. 본 받아야 할 한 사람은 며칠 전에 세상을 떠난 전(前) 국회의장 이만섭(83)씨입니다. 그 분께서는 국회의장을 두 번 씩이나 지내셨고, 국회의원을 여덟 번이나 하셨던 본인의 말씀대로 “의회민주주의 신봉자” 이었습니다. 그 분께서는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앞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바른 말씀을 서슴없이 하므로써 가장 쓴소리 잘 하고 국회의원으로 이름이 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께서 근래에는 검은색 안경을 자주 쓰셨답니다. 왜 그렇게 시꺼먼 안경을 쓰시느냐고 여쭈어봤더니 “요즘 국회의원들이 하는 짓거리들이 하도 창피스러워서 국민들 뵙기가 창피스럽고, 못된 국회의원들 꼬락서니가 보기 싫어서 그렇다”고 말슴을 하셨답니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TV 출연과 강연을 하셨고, 지인들에게는 그 동안 고마웠다고 말씀하시면서 소주 대접을 하셨으며 생명연장 치료도 안 받으시고 곡기를 끊고, 아름답게 죽음을 맞으셨습니다.. 참으로 본 받아야 할 큰 인물이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또 한 분의 본 받아야 할 할머니가 계십니다. 서대문구 교남동에서 폐품을 주우시며 기초 생활 수급자로 월 39만원을 받으시고 권계란(86) 할머니입니다. 일가친척도 없고 권할머니는 생계조차 막막하여 도움을 받는 딱한 처지인데도 해마다 거금 백만 원을 교남동에 기부를 하신다니... 직원들도 깜짝 깜짝 놀란답니다. 권할머니께서는 “나보다 더 어렵고 배고픈 사람들 도와주소” 라고 말씀하시면서 밝은 웃음과 함께 봉투을 내놓고 환하게 웃으면서 동회 사무실을 나가셨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몹시 어지럽습니다. 돈 좀 가진 자 들은 온갖 비리는 저지르고도 얼굴 빛 하나 안 변합니다. 권력을 가진 자 들은 온갖 못 된 짓들을 조금도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만섭 의장님과 권계란 할머니 같은 본 받을 만한 분이 계서서 대한민국의 앞날은 밝고 희망찹니다. <저작권자 ⓒ 더김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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