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이 서구화되고 기대수명이 올라가면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빈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관상동맥질환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관상동맥질환 중에서 가장 촌각을 다투는 질환으로 심근경색이 있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의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면서 혈전이 순간적으로 혈관을 막게 되고 이로 인해 심근이 괴사되는 질환을 말하는데, 심근 혈류가 복원되는 시간이 지연될수록 괴사된 심근이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 때문에 심장내과의사들은 “심근은 시간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심장근육이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골든타임” 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환자에게 있어 황금처럼 중요한 시간이라는 의미이다. 심정지 환자는 5분이내, 심근경색 환자는 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경우 내원부터 혈류가 재개되는 시간까지 90분 이내에 혈관재개통술을 시행해야 심근경색으로 인한 부정맥, 심장수축기능의 저하 등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의 병원에서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하는 시간부터 9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이 가능할 정도로 심근경색의 응급치료 시스템을 잘 갖춰나가고 있다. 또한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 시간을 60분 이내로 단축하기 위해 환자가 내원하는 순간부터 시술할 때까지의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스템을 이용하여 흉통 환자의 심전도를 시술의를 포함한 응급시술팀이 공유하는 병원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 문제는 병원 내원 이후에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기까지의 시간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14년 심사평가원의 보고에 의하면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증상 발현 후 병원에 골든타임인 2시간 이내에 내원한 비율은 45.4%로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한 사망이나 장애를 갖는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왜 아직까지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심근경색 환자의 상당수는 흉통 대신 어지러움, 소화불량, 체한 증상 등의 비전형적 흉통을 경험하며, 일부 환자는 증상이 일시적으로 저절로 호전되기도 하여 응급실에 조기 내원할 기회를 잃게 된다. 또한 나이 드신 일부 고령 환자의 경우 ‘만일 본인이 실제 심하게 아픈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불필요한 배려가 있는 경우도 있고, 기존에 약을 복용하던 환자의 경우 자가처방이나 민간처방을 하면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흉통이 전형적이거나 지속적이지 않더라도 심근경색일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한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경우 119등 구급차를 이용하여 빠른 시간에 병원에 이송되어야 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에 막힌 혈관을 뚫는 것이 심근경색 환자의 장기예후에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 향상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 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치료 못지 않게 각 지역사회에서 이러한 점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중요하다고 본다. <저작권자 ⓒ 더김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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