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요즘 경제사정을 살필 마음에 택시를 탔다. 보통은 내차를 이용하지만 민심을 확인해야 할 일들이 생기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택시운전사가 사회 돌아가는 사정은 어느 누구보다도 꿰뚫고 있다는 생각에서 이다. 특히 조금은 수다스러운(?) 운전자를 만나면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택시를 타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운전자에게 지나가는 말로 ‘요즘 택시도 무척 힘들죠. 하고 넌지시 말을 건넸다. 운전기사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기다렸다는 듯이 말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택시운전 20년 만에 이런 경기는 처음 본다, IMF이후 이렇게 어려운 상황은 보지 못했다는 등.........자신의 신세타령을 한참한 뒤 운전기사는 자기가 겪은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는 잔뜩 술에 취한 남자 손님이 모레부터는 자신의 회사에서 나오지 말라고 했다며 어찌하면 좋겠냐며 펑펑 울더라는 것이다. 그것을 보는 자신도 가슴이 아파 혼났다는 말까지 더했다. 또한 한 외국인은 자기가 일하는 회사가 부도가 발생해 급료를 10개월 치를 받지 못해 자기나라 고향에 있는 식구들에게 돈을 붙여주지 못해 큰일 이라며 긴 한숨만 내시더라는 것이다. 자기 가족들이 있는 고향으로 갈수도 없고, 그렇다고 한국에 남아 있을 수도 없고 앞길이 막막하다며 눈물만 글썽이더라는 것이다. 오도 갈수도 없는, 보지도 못한 사람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찡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너나 할 것 없이 경제의 고통 속에서 모두 힘들어 하고 있다. 하루빨리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내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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