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의 애도와 기도 속에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다.”한국 천주교의 큰 어른이자 시대의 큰 정신 김수환 추기경이 87세의 일기로 선종(善終)했다. 한국 천주교계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김 추기경은 마지막 가시기 전까지도 평생을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아픔을 함께했다. 또한 마지막까지 ‘사랑한다’ ‘고맙다’는 말을 남기며 자신의 안구(眼球)마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큰 빛을 남기고 떠났다. 불과 47세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추기경으로 우리 곁으로 와 마지막까지 세상을 향해 보여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이 땅에 정의가 넘치도록 마음을 모아주신 김 추기경은 모든 이의 애도와 기도 속에 선종했다.그러한 김 추기경이 떠난 빈자리가 더욱 허전하고 아쉬운 것은 그가 생전에 보여준 천주교 신도확장에 크게 기여한 바도 아니요, 한국 천주교의 새 시대를 연 장본인이기 때문은 더욱 아니다. 모든 사람들의 고난을 자신의 고난으로 여기며 함께한 다정한 이웃 이었기에 우리의 슬픔과 아픔이 이토록 큰 것이다. 하느님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인간이었고, 단지 정의로운 나라, 공정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 했다.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가득할 때 독재의 총검에 맞서 우리를 대변 했던 김 추기경은 가장 솔직하고 진실했기에, 또한 평생을 어느 누구 보다도 낮게만 살았기에 그에 대한 그리움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가도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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