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김포

김포FC 유소년 축구선수 극단 선택…"죽어서도 저주"

유족측, 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에 "내 아들 좀 살려주세요"

이상엽 기자 | 기사입력 2022/05/03 [08:35]

김포FC 유소년 축구선수 극단 선택…"죽어서도 저주"

유족측, 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에 "내 아들 좀 살려주세요"
이상엽 기자 | 입력 : 2022/05/03 [08:35]

 

프로축구 K리그2 김포FC 유소년팀(U-18)에서 뛰고 있는 정모군이 숨진 가운데, 유족이 사망 원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정군의 유족은 2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제 아들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유족은 이 글에서 김포FC 유소년팀에 있던 아들이 지난달 27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오랜 기간 코치와 친구들의 폭언과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군이 남긴 유서에는 가해자의 이름과 함께 "죽어서도 저주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중학교 팀은 정말 좋은 분위기였고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진심으로 아이들을 보살피고 가르쳐주셨다"며 "하지만 몇몇 친구들의 모욕과 상처, 수치심은 정말 힘들었나 보다. 아들은 꾹 참고 축구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등학교 팀도 착한 감독님과 형 같은 트레이너 선생이 계셨다"며 "다만 코치들의 폭언과 편애, 협박성 말들, 일부 친구들의 모욕과 괴롭힘은 4개월간 지속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족은 "이들은 오랜 기간 간접 살인을 했다"며 "아들은 제게 몇 년간 단 한 번도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 적 없다. 축구하는 게 너무 좋다고만 했다. 하지만 유서에는 단 한 번도 웃는 게 진심인 적이 없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들이 써 내려간 글을 보고 한없이 울었다. 아들이 죽어서도 저주한다는 그놈들을 보면 죽이고 싶다. 우리 아들이 이 사람들에게 뭘 잘못했냐"고 울분을 토했다.

 

유족은 아들 정군을 괴롭힌 학생들과 코치들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족은 "이런 학생들은 진학하면 안 되고 절대 받아줘도 안된다"며 "코치들은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이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가 다시 나올까 봐 무섭다. 이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아들이 살아있다면 모든 걸 용서할 수 있었을 텐데,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끝으로 유족은 "이들이 성공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이들이 제2의 우리 아들을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이제 우리 가족은 어떻게 해야 하냐. 숨을 쉴 수 없어 미치겠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앞서 김포FC는 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정군의 부고를 알렸다. 구단 측은 "정군이 우리의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됐다"며 "정군과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과 우정, 축구를 향한 열정과 밝은 모습을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발표했다.

 

3일 오전 8시 기준 현재 이 청원 글은 1만5895명이 동의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