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오강현
당신은 당신의 자아가
모든 새들의 본질은 무엇일까 아마도 까마귀일지도 모른다. 흰 색깔의 갈매기나 날개와 부리가 발달한 독수리나 아주 작은 참새나 모든 새의 그림자는 검은 색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까마귀가 새들의 조상이거나 본질을 보여주는 새라고도 할 수 있다. 시(詩) '그림자'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 역시 뚱뚱한 사람이나 뚱뚱하지 않은 사람, 늙은 사람이나 어린 사람, 여자나 남자, 백인종이나 황인종 우리 모두 그림자 색은 검다는 것에 공통점이 있다. 즉 형태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은 같다는 것이다.
다문화(多文化)는 다양한 문화로 결국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고 조화로운 공동체를 말한다. 무지개는 각 띠별로 지니고 있는 색을 인정해 그 자체가 아름답다. 이처럼 공존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것이 곧 다문화가 지향해야 할 가치라고 말하고 싶다.
이민자 300만 명을 바라보는 시대에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경찰청의 다문화 가정 내 폭력 통계를 살펴보면 2015년 806명, 2016년 1,010명, 2017년 918명, 2018년 1,340명으로 점점 증가추세에 있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조선족) 30.6%, 베트남 24.1%, 중국(한족) 9.2%, 필리핀 7.0%이다. 2017년 국제 결혼으로 인한 이주여성은 23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체 10명 중 4명이 가정폭력, 언어폭력, 문화적 폭력을 당할 만큼 사태가 심각하지만한류열풍으로 한국 남성과 한국을 선망하는 동남아 여성이 다수인 상황에서 정부와 국민은 다문화 가족 혹은 외국인에 대한 다문화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미국인은 선교사, 영어강사, 동남아인은 3d업종 노동자, 불법체류 외국인이라는 고정되고 왜곡된 인식도 변화돼야 할 점으로 손꼽힌다.
◇다문화가정지원센터 운영의 문제점과 개선
이주여성 가정 폭력은 두 가지 관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첫째는, 가정폭력의 예방과 사후 대책이고, 두번째는 이주여성 한국 정착 지원이다.
2019년 7월, 김포시 인구는 총 45만 3천명으로 이중 외국인이 2만148명이다. 다문화 가족은 3,236명으로 13개 읍면동 구래동, 통진읍, 양촌읍에 많은 다문화 가족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포시도 다문화 가정을 위한 기관이 있다. 김포시 건강가정 다문화지원센터에선 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중이다. 그러나 현재 프로그램을 활용, 다문화 이주여성의 한국생활에 도움을 주고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정례적 시스템이 더 강화되고 보완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으로 기관 담당팀 직원들이 지역의 이주여성을 정례적으로 면담,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을 찾아 해결해 주는 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상 문제가 되는 경우는 소통과 교류가 없는 가정이 더 심각한 가정 폭력에 노출된다. 따라서 월 1회 정도는 관리자의 관리를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사각지대에 놓인 문제 가정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행정서비스가 적용돼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이주여성과 결혼한 한국인 남성의 다문화 여성 배우자 국가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확대도 필요하다. 이는 결국 이들이 다문화 자녀를 키우는 데도 큰 역향을 끼쳐 다문화 자녀 양육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의 화쟁사상과 다문화
특히 불교 화쟁 사상의 가장 기본적인 뜻은 모든 대립과 갈등을 회통(會通)시킨다는 의미로 회통이란, 글이 서로 다른 것을 통(通)해서 의(義)가 서로 같은 것에 맞추는 것을 말한다.
화쟁(和諍)은 여러 사상과 논쟁 가운데 그 핵심을 파악해 곡해와 대립을 낳고 있는 부분을 서로 통하게 하고, 일심(一心)으로 세계의 실체를 파악해 모든 시비와 망(妄)을 끊고 원융(圓融)을 이루는 사상체계다.
화쟁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화회, 회통, 회합 등과 유사한 뜻으로 이해된다. 지금 불교가 다문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계에서는 원효의 대표적인 사상을 화쟁사상으로 평가하고 화쟁의 논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화쟁적 사고방식은 단순히 학설들과 견해들 사이의 싸움을 말리고 시비를 가려 화해시키는 기능의 차원을 넘어, 중생들로 하여금 무명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집착과 번뇌에서 벗어나 본래의 마음자리인 평등무이(平等無二), 평등 무차별의 일심(一心)의 근원으로 돌아가게 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일심론은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이끄는 사상적 원천으로 다문화 사회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로 활용이 가능하다. 화쟁 역시 차이를 대립시키거나 분별하지 않아 이항대립을 해체하고 두 사이의 조화와 체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문화 가정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숲과 나무 그리고 다문화의 연관성에 대한 이해
가족이든 문화든 시대와 사회를 가로질러 고정불변의 정답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와 사회에 따라 사람들의 사고와 상황은 다를 수 있고 그에 따라 가족 역시 다른 모습과 내용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실의 가족과 개인이 파열음을 내지 않고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느냐의 문제다.
현실 그대로를 수용하고 다양한 가족들 안의 개개인이 건강할 수 있으려면, 과중한 부담은 사회가 분담하는 등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가정지원센터가 한부모 가족사업, 조손가족 사업, 미혼모(부)자 거점기관 운영사업, 청소년 한부모 지원사업, 다문화가정 지원 등으로 그 지원범위를 넓혀온 것은,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한 수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 다문화가정에 대해 무의식중에 지녔을 수 있는 편견을 극복하고 주변 가족들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나무만 바라보는 경우와 숲과 나무를 함께 바라보는 경우는 해석과 이해가 현저히 다를 수 있어 이를 정확히 보는 관점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건강한 다문화을 위한 불교의 접목이 다문화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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