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의회(의장 신명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나마 이뤄진 최근 국회 특활비 폐지 사태를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고 노회찬 정의당 국회의원이 국회 특활비 폐지 법안을 대표발의한 뒤 서거하는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 사이에 특활비 폐지 여론이 강하게 일었다.
거센 여론의 압박에 밀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두 당 원내대표 합의로 이뤄낸 쾌거’라는 미사여구까지 사용해 가며 특활비 폐지를 지난 13일 발표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표가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특활비는 그대로 둔 채 원내대표단 특활비만 없애는 꼼수였다는 사실이 곧바로 드러나 두 당은 여론의 뭇매를 또다시 맞는 수모를 겪고는 결국 백기투항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김포시의회는 ‘제7대 김포시의회, 첫 해외의정연수를 실시하며…’ 제하의 보도자료를 신명순 의장 명의로 지난 10일 발표했다. 이 보도자료는 ‘오는 27일부터 9월4일까지 7박9일간 해외의정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포시의회는 솔선해서 자발적으로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비난여론을 의식한 물타기 아니냐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자별, 시간대별 구체적 일정 공개 없이 연수 목적에 해당하는 국가별 연수 계획만 밝혀서다.
이날 이후 ‘김포시의회 해외의정연수’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김포지역 인터넷 카페 등 SNS가 요즘 날씨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회원수 6만명을 자랑하는 C모 카페, H모 카페 등에는 해외의정연수 관련 글이 7꼭지 이상 게재되고 조회수 2만 클릭 이상, 댓글 500건 이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번 김포시의회 해외의정연수를 잊지 말고 꼭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 번 선거에서 표로 심판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우리 모두는 ‘잊지 않겠습니다’를 또렷이 기억한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 ‘잊지 않겠습니다’는 많은 국민들의 마음 속 깊이 자리를 잡았다. 이 말은 촛불 민심으로 번져 나갔고 결국 박근혜 탄핵으로까지 이어졌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출직 공직자들이 촛불정신 계승을 다짐하며 특권 내려놓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국회 특활비 폐지도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이다. 스스로 내려놓지 않으면 여론에 등 떠밀리려 어쩔 수 없이 내려놔야 한다. SNS 발달에 따른 정보의 신속한 유통은 국회 특활비 폐지 사태에서 보듯이 더 이상 꼼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김포시의회도 이번 해외의정연수 논란을 계기로 ‘잊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다짐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특권 내려놓기에 적극 나서 시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시의회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더김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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