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김포

조한승의 망원경

노래는 불러야 노래이고, 사랑은 베풀어야 사랑이고, 종은 소리가나야 종이다.

더김포 | 기사입력 2012/07/04 [15:20]

조한승의 망원경

노래는 불러야 노래이고, 사랑은 베풀어야 사랑이고, 종은 소리가나야 종이다.
더김포 | 입력 : 2012/07/04 [15:20]

 지난 6월27일 93세를 끝으로 하늘나라에 가신 고(故)오재경님의 말씀입니다. 고인께서는 1919년에 황해도 옹진에서 제헌 국회의원 오택관님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 릿쿄(立敎)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신 후 1956년 27세의 나이로 공보실장에 임명되셨을 정도로 수재중의 수재였습니다.

그 후 공보부장관, 기독교방송 운영위원장, 동아일보사장, 한국로타리총재단 의장등을 역임하시면서 언론창달, 종교정화, 사회봉사활동에 일생을 바치셨습니다.

고인께서 5.16 혁명후에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시절 공보부장관으로 계셨을 때 박의장께서 “국민재건복을 입자”고 하셨을 때 “장관을 뭘로 보십니까  우린 학생이 아닙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반대의사를 표명하시자 박의장께서 “오장관님 오해하시지 마세요.

우리가 잘해보자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시니까 ”알았습니다. 좋습니다.“라고 답하시고 그 다음주 월요일 국무회의때 가장먼저 재건복을 입고 나오셨더랍니다.

국무회의때 장관들에게 박정희 의장께서 “여러분 오장관님을 보세요. 처음에는 반대를 하셨지만 일단 결정되니까 제일 먼저 솔선수범하셨지 않습니까  우리 모두가 오장관님의 참된 언행일치를 배워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답니다.

또 고인께서 동아방송 사장시절 군사정권이 언론탄압을 계속하자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노래는 불러야 노래이고, 종은 소리가 나야 종이고, 사랑은 사랑을 베풀때에 사랑입니다.” 정말 용기 있는 언행입니다.

서슬이 퍼렇든 군사독재 시절에 언론인들이 고개를 숙이고 펜을 주머니 속으로 넣어두고 눈만 깜빡일 때 “우리 모두 일어나 자유를 외치며, 옳고 그름을 말해야 된다”는 굳은 신념으로 언론인 본연의 사명을 강조하신 불휴의 명연설입니다.

지금 우리는 또 다시 21세기형 오재경님이 필요한 때입니다. 떼거리 패들의 떼가 무서워서 자라 목처럼 들여보내고 눈만 껌뻑거리는 지식인과 정치인, 그리고 세상의 단맛에 물든 사이비 종교인들이 정신차릴 때입니다.

정의의 표상이신 고인의 명복을 삼가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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