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김포

여 름 나 기

주진경 | 기사입력 2011/07/26 [13:15]

여 름 나 기

주진경 | 입력 : 2011/07/26 [13:15]
 

 여름이란 절기상 낮 기간이 가장 긴 6월 22일 하지로 부터 추분인 9월 23일까지 볼 수 있는데 이 기간에는 년간 강수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등 집중호우가 쏟아져 많은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장마가 끝난 후 부터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는데 특히 밤 기온이 25도를 웃돌아 잠을 설치는데 이를 두고 열대아라 하고 있다.

이렇게 무더위에 지칠 경우 만병의 근원이 되여 정월 대보름이 되면 내 더위 사가라는 세시풍속이 전해오고 있는 것은 의약과 의술이 발달되지 못한 시절 더위를 먹을 경우 각종 질병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다.

예전부터 선조들은 무더위를 이겨내고자 여러가지 방안을 찾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죽부인이다. 죽부인이란 대나무를 엷게 깍아 원통형으로 성글게 짠 것으로 직접 사용하지는 않고서는 참 맛을 느끼지 못한다.

기온이 높을 경우, 습기가 많을 경우 죽부인을 품에 앉고 한 다리를 걸쳐 잠을 청할 경우 허전함을 덜 뿐만아니라 시원한 냉기로 숙면을 취하게 된다.  그 이유는 홀 이불속에 큼직한 빈틈이 생겨 눅눅한 촉감의 습기가 날라가면서 쾌적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다리 걸쳐 잠 청할 경우 절로 숙면


이 때문에 추운 겨울밤은 아내를 안아야 따뜻하고 무더운 여름철은 죽부인과 함께 자야만 시원하다는 말이 있어 아버지가 사용했던 것은 아들이 절대 사용 못하였다.

죽부인 못지 않게 더위를 쫒는 요긴한 물품이 바로 돗자리인데 온돌 바닥 또는 평상에 왕골, 대나무로 엮은 돗자리를 깔아 냉기를 머금게 하여 더위를 이겨내곤 하였다.

 이에 가정에서는 한, 두 개의 돗자리는 필수품이 되었고 담양의 대 돗자리도 유명하지만 이웃 강화 화문석을 전국 최고로 꼽고 있다.

그리고 동네 복판에 있는 울창한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더위를 피하고자 마을 분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는등 부락의 여론을 형성하는 장소로 활용되여 타향살이 하는 사람들이 고향 생각을 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큰 나무 아래의 그늘과 평상이었다.

또한 여름철의 양식중 보리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곡식이었던 것은 풍족하지 못한 시절에는 4, 5월경 양식이 바닥나기 때문에 이 시기를 춘궁기 또는 보리고개라 하였는데 보리를 수확할 경우 식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   


             보리밥의 변신은 식 생활의 격세지감

 

이때 열무김치 혹은 고추장을 함께 비벼 먹을 경우 별식 역할을 하며  허기진 배를 채웠으나 지금은 건강음식, 웰빙 음식이다 하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을 볼 때 식생활의 격세지감을 아니 느낄 수가 없다.

 여름에 관한 속담도 여러 가지 전해오고 있다.

겨울철에 비축할 양식을 여름에 만들기 때문에 『여름 하루 놀면 추운겨울 열흘 굶는다』 여름철의 지나친 노출을 비유하여 『여름 살은 풋살』냉장고가 없었던 시절 무더운 날씨로 음식을 많이 만들지 않아 『여름거지 겨울부자 안부럽다』라는 속담도 전해오고 있다.

여름을 주제로 개미와 베짱이의 이솝이야기가 유명하게 내려오고 있다 개미는 작으면서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사람이 큰 일을 할 경우 『개미가 절구통 물고 간다』 근면함을 비유하여 『개미가 금탑 모으듯 한다』 사소한 잘못을 잘하는 사람은 『개미 구멍으로 공든 탑이 무너진다』라는 속담도 전해오고 있다.


            삼복 더위의 대표적 음식은 개장국


그리고 여름철의 대표음식이 개장국인데 삼복 더위가 되면 보신에 으뜸이라 하여 개장국을 끓여 먹었고 지금도 풍속으로 전해오고 있다. 동국세시기, 영양세시기 문헌에 따르면 삼복 더위를 이기는 음식이 바로 개장국이고 이를 먹으면서 땀을 낼 경우 더위를 물리치게 되여 몸을 보한다고 했다. 또한 장과 위를 튼튼히 해주어 오장을 편하게 해준다는 기록도 살 필수가 있다.

그리고 솥단지와 고추장, 풋고추등을 갖고 물고기를 잡는 철엽도 빼어 놓을 수 없는 여름 풍경이었고 민물고기로 끓이는 매운탕은 여름철 음식중 으뜸이었다.

인심이 후했던 시절 참외나 수박등을 서리하여 주인에게 들킬 경우  서리하면 안된다하며 참외 서,너개를 주면서 어여 먹으라고 했던 것 역시 여름철의 정경이었다.

요즘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로 조금만한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계절이지만 자연과 벗을 하며 더위를 이겨 낸 선조들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건강한 여름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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