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김포

칼럼 홍 성 훈 (시대일보 회장)

어머니라는 그 이름 때문에…

더김포 | 기사입력 2011/03/30 [17:29]

칼럼 홍 성 훈 (시대일보 회장)

어머니라는 그 이름 때문에…
더김포 | 입력 : 2011/03/30 [17:29]
  

인간을 가장 편하게 만들면서도 가슴 찡하게 만드는 말이 ‘어머니’가 아닌가 싶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하고 괜히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이름이 바로 ‘어머니’이다.

지금은 시대적, 문화적 변화로 인해 어머니들의 사회적 활동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으나 과거에는 우리 어머니들은 가정에만 충실한 것이 가장 아름다운 미덕 이였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 어머니로서의 삶의 전부였다.

신문 사회면 톱면을 장식하고 모든 이로부터 손가락 짓을 당하는 범인들도 그들의 어머니에게는 그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자식이다.

평생을 사시면서 자식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셨으니 늙은 말년에는 자식에게 무엇이든 요구 할 것이 있으면 당당히 말할 수 있으련만 당신의 자식에게 조금의 짐이라도 될까 두려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는 태도만을 보이는 분이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어머니들은 배운 것이 많고 지식이 풍부해서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 것도 아니다. 특별히 어떠한 가르침이나 교육이 없더라도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존경을 받는 이유는 자식의 삶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라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모든 것을 보여 주시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며칠 전 부산에서 정신 장애를 앓는 한 30대 정신지체장애인 여성이 출생 한 달 만에 영양결핍으로 숨진 자식을 20여 일 동안 담요에 감싸 안고 노숙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 부부는 평소 어려운 생활로 여관과 고시 텔을 전전하다 임신 7개월 만에 미숙아를 낳았는데 병원에 갈 형편이 안 돼 남편이 손수 아이의 탯줄까지 잘랐으며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아이는 결국 태어난 지 한 달 만인 숨을 거뒀다.

이에 남편은 아이를 묻어주자고 했으나 부인이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죽은 아기가 너무 불쌍하다'며 아이를 품에서 떼어놓으려 하지 않아 이를 본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고 한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 그것이야 말로 어떠한 불가능도 초월하게 하는 영원한 힘인 것이다.

나의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의존도가 대단하신 분이다.

평생 동안 나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살아오시고도 아직까지 무엇이 모자라 죽을 때 까지 주시려만 하시는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나는 가끔 어머니에게는 자식인 나와, 나에게는 자식인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 본다.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는 나의 마음은 늘 한결 같으나 이에 비해 어머니를 생각하는 나의 마음은 늘 부끄럽다.

나는 옛날부터 정해진 특별한 날들을 챙기는 것을 별로 하지 못했다. 매년 어버이날이 되어도 어머니 가슴에 변변한 꽃 하나 달아 드리지 못했다. 성격 탓에 표현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이날 하루라도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을 가져보지 못한 것 같아 너무나도 후회스럽다.

평소 내가 주는 작은 용돈에도 ‘너도 어려운데’ 하며 극구 손사래 치시던 어머니가 얼마 전 나의 경제적 사정이 그 어떤 때보다도 힘들어 보였던지 당신에게는 갑부들이나 가질 수 있는 돈이 든 하얀 봉투를 가만히 나의 손에 쥐어주셨다.

오랜 시간 당신의 경제적 생활을 포기하며 만든 목숨과도 같은 돈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가슴 속 깊이 굵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불효자임에는 틀림없으나 항상 어머니는 나의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다. 오늘따라 어머니의 이마와 눈 주위에 주름살이 더욱 깊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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