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김포

칼럼....유영근의 그땐 그랬지

현대화로 인하여 연탄은 역사속에 사라지고

더김포 | 기사입력 2014/11/25 [14:42]

칼럼....유영근의 그땐 그랬지

현대화로 인하여 연탄은 역사속에 사라지고
더김포 | 입력 : 2014/11/25 [14:42]

 

 

온난화가 없었던 과거 겨울철은 매우 추워 난방을 위하여 지게를 짊어지고 산, 들판을 다니며 땔감을 구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무는 겨울 난방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여 북한의 민둥산처럼 나무를 베어내고 긁어내 푸른 초목과 울창한 숲은 헐벗은 산이 되어 폐허가 되었다. 비가 조금와도 홍수가 범람했고 산사태가 일어나자 정부는 나무 채취를 법으로 엄격히 금지시키고 연탄을 유일한 대체 수단으로 삼았다.

 

연탄은 방을 따뜻하게 했고 언제나 밥과 국을 끓일 수 있어 도시와 농, 어촌은 앞다투어 연탄 화덕과 보일러를 놓았다. 늘어난 수요를 위하여 서울 근교에 35만장 찍어내는 삼천리 공장을 비롯하여 전국 4백여개 공장이 생겨 생활에 큰 혁명을 일궈 냈지만 문제는 연탄가스였다. 연탄가스로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럼증에 시달렸고, 하룻밤 일가족을 사망시킬 정도로 무서운 존재가 되어 잠들기 전 동치미 국물을 머리맡에 떠다놓는 민간요법도 개발되었다.

 

연탄은 화력이 좋고 가격도 싼 편이지만 서민들에게 만만치 않은 가격으로 풍요와 빈곤의 기준이 되었다. 부잣집은 한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연탄을 창고에 쌓았지만 가난한 집은 돈이 생기는대로 서너장씩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저녁무렵 한두개의 연탄을 새끼줄에 꿰어 집으로 향하는 모습도 있었고 서너장의 연탄을 외상으로 구입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에 서민들의 소박한 꿈은 장독에 쌀을 가득 채워놓는 것과 연탄을 헛간에 높이 쌓는 것이다.

 

연탄은 생활의 편리함도 있지만 불편한 점도 있었다. 제때 갈아주면 꺼질리 없지만 깜박 시간을 놓치면 꺼져버리기 십상이다. 불씨를 되살리고자 쾌쾌한 연기를 마시며 나무가지에 불을 지폈고 후에는 번개탄을 개발하여 주부들의 일손을 가볍게 했다.

 

현대화로 인하여 연탄은 역사속에 사라지고

 

추운날 불문을 많이 열어 아랫목 장판이 새까맣게 타기도 했고 강력한 열량으로 위아래 연탄이 강하게 붙어 식칼, 삽을 동원하여 갈라놓았다. 또 라면을 끓이고 가래떡, 쥐포도 구워먹었다. 국자에 설탕을 녹여 달고나를 만들어 까맣게 탄 국자를 감추기도 했지만 저녁 늦게 발각되어 혼줄도 났다. 연탄재도 유용하게 활용하였다.

 

논밭에 뿌릴 경우 토양을 개량했고 눈이 오면 도시의 골목길, 비탈길은 미끄러워 낙상하기 쉽지만 연탄재는 이를 방지하는데 최고 역할을 했다. 이렇게 연탄은 서민들에 유용하게 활용되어 영원한 동반자가 될 것 같았지만 기름, 도시가스, 태양열 보일러등 도시화 현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탄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직도 저렴한 연탄에 의지하며 생활하는 소외된 이웃이 상당수 있다. 혹한이 예상되는 올겨울 저소득층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자 독지가들의 온정으로 연탄나눔 행사가 지속되고 있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 정치도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청치를 구현해야 할 것이다. 요즘 국회는 쪽지예산이다. 문자 예산이다. 제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막말도 서슴치 않는다. 동료의원을 앞에 두고 조폭이냐! 상대 의원은 한술 더해 당신은 양아치냐했다.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 없다.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 이를 본다면 한글 창제를 후회할 것이다.

 

조폭은 무엇이고 양아치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대한민국 국회답게 한글 순화를 당부하고 싶다. 그리고 연말 연시를 앞두고 연탄 한장 그리워하는 소외 계층에게 온정을 베풀어 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 도배방지 이미지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