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김포

조한승의 망원경

격(格)이 있는 사람과 국가

더김포 | 기사입력 2014/01/18 [10:20]

조한승의 망원경

격(格)이 있는 사람과 국가
더김포 | 입력 : 2014/01/18 [10:20]

 아리스토텔레스는 질량불변의 법칙을 발견하였습니다. 목욕탕의 물과 고무풍선속의 공기를 상상해 보시면 짐작이 가능해집니다.

우리들의 주변에는 양(量)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격(格)과 질(質)도 있습니다. 질은 양과 함께 절대적 가치입니다.

그러나 격은 항상 상대적입니다. 그리고 가변성이 있습니다. 세익스피어는 이런말을 하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무대요 세상 모든 사람들은 배우이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때와 장소에 따라 역할이 달라집니다.

어느 배우가 어떤 역을 어떻게 소화해 내느냐에 따라서 그 연극과 영화가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합니다.

공자께서는 인격(人格)의 기준을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하셨습니다. 신체 건강하고, 말이 또렷하고, 글씨가 반듯하고, 판단력이 정확해야 인격이 제대로 갖춰진 사람, 즉 인격자라 했습니다.

저는 하나가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가 더 겸비되어야 인격자라고 봅니다. 그것은 신(信)입니다. 믿음입니다.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을 믿어 주어야 합니다. 그의 말, 그의 행동을 믿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가 참된 인격자로 존경받는 것입니다.

엊그제 통계청이 내 놓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3”에 포함된 내용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당신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22%만 “대체로 또는 항상 신뢰한다”고 답했다는 것입니다.

반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이용하거나 해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답니다.

극심한 불신(不信)의 늪에 빠진 한국의 우울한 모습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이는 OECD 평균치인 32%보다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1위인 노르웨이는 60%, 덴마크, 스웨덴은 50% 이랍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수치스럽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국민소득에 비해 낮은 행복감을 보이는 것도 사회적 불신(不信)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상호간의 믿음이 회복되지 않으면 아무리 잘살게 되더라도 불행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불신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개인의 인격(人格)도, 국가의 국격(國格)도 선진국 대열에 오르기는 어렵습니다.

신뢰를 받으려면 자신이 먼저 양보하고, 상대를 배려해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가 몸에 배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2014년 갑오년에는 서로 믿어주는 격이 높은 한해가 되도록 나 자신부터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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